문화생활/책, 하루 5 Page 이상

<검은 집>, 기시 유스케 : 호러보단 스릴러로 부를게요.

너와나둘이 2019. 1. 7. 12:00


검은 집 - 기시 유스케

 - 독서 기간 : 2018.11.15 ~ 2018.12.26


▣ PROLOGUE

 책을 보기 전 이 책을 추천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천 글들의 공통점은 정말 무서웠다는 것이다. 심지어 다 읽고나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으니 호러 영화를 쳐다도 보지않는 나에게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도전과도 같은 일이었다.

 배경지식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동명의 영화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짐작도 못했고 무섭다고 하기에 그저 귀신에 관한 내용인 줄만 알았다. 도대체 어떻게 귀신이라는 존재를 가시적인 효과 없이 독자가 공포로 느끼겠금 만들 수 있을까 점점 궁금해졌다.

 사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하였을 때는 이 책은 호러물보단 스릴러물에 더 가깝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점점 흥미로워지는 이야기에 속도감이 붙었다. 한가지 놀라웠던 점은 이 책이 1997년 작품인데, 한국에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알려진 것은 그보다 훨씬 늦었다는 것이었다. (저는 2010년도에 처음 들어봤습니다.) 오래전 사이코패스에 대해 쓰여진 소설이지만, 최근 소설들에서 나타는 형태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이 신기하다.


▣ TABLE OF CONTENTS

제1장 : 악몽의 서막

제2장 : 사이코파스

제3장 : 검은과부거미

제4장 : 토르소

에필로그 : 끝나지 않은 전쟁


▣ REVIEW

 이 소설은 특히 등장인물들의 설정이 적절했던 것 같다. 주인공인 '신지'는 생명보험회사에 다니며, 어릴적 곤충에 관심이 많은 학도였으며 형의 자살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그의 직업은 자연스럽게 그가 '타인의 죽음'을 좀 더 흔하게 접할 수 있께 만든다. 또한, 사이코패스의 살인을 곤충의 사냥으로 묘사하는 행위들은 독자들이 사이코패스의 행동 형태를 훨씬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그의 연인 '메구미'는 심리학을 전공하기에 '신지'는 자연스럽게 사이코패스 성격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메구미'는 죽을뻔한 고비를 넘기고 나서도 사이코패스에 대한 존재를 부정하게 되는데, 이런 모습은 이전 읽었던 사이코패스 관련 소설에서는 전혀 찾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심리학과 교수의 입을 통한 사이코패스에 대한 분석과 여러 사례들을 알 수 있다는 점과, 각 인물들이 갖는 다양한 관점과 주장은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나의 지식을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점점 늘어나는 살인행위와 시체, 그리고 검은 집의 실체에 대한 묘사들은 더욱더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공포영화를 보지못하는 내가 마무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하지만 공포영화를 통한 많은 간접적 경험(?)이 없는 나에게는 충분한 상상력을 통한 장면의 이해가 적용되지 않아 알아서 심의하여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공포감보다는 긴장감이 나를 지배하게 되었다.

 이 책이 출판되었을 당시에는 처음 접하는 사이코패스 이야기에 충격적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나는 '추격자', '악마를 보았다' 등과 같은 여러 영화와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통해 많이 접해왔기 때문에 소재 자체는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이코패스 캐릭터가 아쉬울 따름이다. 충분히 예상가능한 반전과 마구잡이 살인을 해대는 사이코패스는 '치밀함'이 없는 살인마에 불과하여 멍청하게만 느껴졌다. 이런 류의 소설을 볼때마다 '종의 기원'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탄탄한 스토리라인이 있어 독자를 훅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저녁에 불을 끄고 자기 전에 읽으면 절로 긴장감이 들어 더욱더 빠르게 집중할 수 있게될 것이다. 또한, 에필로그를 통해 보여준 결말에서 더욱 강력한 사이코패스의 등장을 보여줌으로써 책 안에 나타난 사회적, 환경적 영향으로 인해 앞으로도 이런 정성결여자들이 많이 나타날 것임을 예고하는 장면은 독자로 하여금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 EPILOGUE

 만약 사이코패스 관한 책이 이게 처음이라면, 반드시 '정유정' 작가의 소설들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 중 끝판왕인 '종의 기원'은 사이코패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큼 신선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