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사냥>, J.M. 바스콘셀로스 : 꿈과 희망을 갖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다.
햇빛 사냥 - J.M. 바스콘셀로스 (Jose Mauro de Vasconcelos)
- 독서 기간 : 2018.10.29 ~ 2018.11.14
▣ PROLOGUE
- 잊고 살던 나의 어린 시절, 나의 꾸루루 두꺼비.
-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2탄
▣ TABLE OF CONTENTS
1부 : 모리스와 나
2부 : 악마의 시간
3부 : 나의 꾸루루 두꺼비
▣ REVIEW
가끔씩. 아주 문득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시절, 나의 사춘기때 한 황당하고 철없었던 행동들을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당시 나의 그런 행동들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왜 그렇게 부모님께 반항하고, 화가 나있었는지. 동생과는 왜 그렇게 다퉜는지. 흥미가 있던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빠져 하루종일 몰두했는지... 그렇게 지금의 나와 너무도 다른 생각과 가치관들을 가졌었던 그 10대 시절을 떠올리며 나는 가끔 이불킥을 하곤한다.
그런데 한동안, 아니 꽤나 오랜기간 나의 사춘기 시절을 잊고 살았었나보다. 책의 중반부까지 '제제'의 행동과 감정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남들이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며, 작게는 학교를 크게는 마을까지 소란스럽게 만드는 악동같은 모습의 '제제'를 통해 '슬픔을 이기고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사춘기 소년'을 대변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읽어갈수록, '제제'의 에피소드들에서 사춘기때 내가 느꼈고 행동했던 유사한 패턴들이 찾아지기 시작했다. 사건, 사고를 일으키진 않았지만, 지금보면 유치해보이는 어떤 것에 열렬하게 몰두했던 나의 사춘기 시절과 그로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 그런 일들이 떠올랐다. 10대는 어리고 호기심이 많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그 일이 가장 인생에서 중요하게 느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의 어린 시절을 잊고 살다보니, 공감을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나의 소중했던 어린 시절과,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의 배경인 브라질의 시대상과 사회상황이 지금의 시대와 맞지 않지 않지만, 우리는 제제와 같이 우리 시대에 맞는 '꾸루루 두꺼비'와 '모리스 아저씨'가 있었고, 같은 시기에 같은 고민과 걱정을 갖고 살아왔다. 책의 도입부에서부터 '꾸루루 두꺼비'의 존재를 이해하려한 나의 생각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책의 후반부에 가서 깨닫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지금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분명히 나의 청소년기에도 '꾸루루 두꺼비'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나의 '꾸루루 두꺼비'는 겁이 참 많았으리라... 짐작해본다.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 규제된 삶 속에서 제제가 일으키는 사건사고들과 첫사랑의 순간,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이해의 과정 속에서 충분히 제제의 성장을 느낄 수 있었고, '꾸루루 두꺼비와의 이별', '졸업'을 하는 제제를 보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던 나의 과거가 생각나면서 참 뿌듯하면서도 안타까웠다. 그러면서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제제가 졸업할 때까지 하고 싶은 것을 못찾았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고등학교 시절 목적없이 수능, 내신을 위해 공부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닌 점수에 맞춘 선택을 하게된 셈이었다. 그러한 삶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지만 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고, 꿈과 목표를 갖고 살아가는 삶에 대한 동경이 생기기도 하였다. 그래서 후반부 끝에 나오는 '나이든 제제'의 삶이, 그리고 '모리스'를 만난 순간에 느꼈을 제제의 감정이 깊게 이해됐다.
▣ EPILOGUE
청소년 권장 도서일 것 같은 표지의 '햇빛 사냥'은 어린 시절의 나보다 지금의 나에게 더 필요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온 것 같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그때의 나는 사소한 성취들에도 참 행복해 했었다는 생각이든다. 좋은 것은 나눠먹어야 제맛이니, 요즘 친구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길 적극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