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 누군가에겐 사랑의 교과서
제목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저자 :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
독서 기간 : 2019.03.12 ~ 2019.06.02
▣ PROLOGUE
정말 오랜만에 적어보는 독서관련 포스팅이다. 요즘 독서를 이 핑계, 저 핑계대며 피하는 걸 보니... 아직 독서하는 습관을 형성하지는 못했나보다. 2권이나 밀려버렸다. 책의 내용과 받았던 감동이 아직 기억이나 날까 걱정은 되지만 중간중간 적었던 다이어리와 책을 다시 뒤적거리며 포스팅의 한 자, 한 자를 적어내려가고 있다.
이 책을 읽는데 3개월이나 걸렸는데, 50 page 를 남겨놓고 멈췄다. 너무 답답한 남자의 태도때문에 도저히 책에 손이 가질 않았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별로였던 결말을 제외하고는 이 책은 나에게는 너무도 신선했고, 내가 수준 낮은 어휘력으로 인해 정의하지 못했던 사랑이라 것을 가장 가깝게 표현해주고 구체화 시켜주고 있었다.
이 작품이 작가의 처녀작이라는 것이 정말 놀랍다
▣ REVIEW
두 남녀가 썸타고, 사랑하고, 식어가고, 이별하고, 잊는 과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러한 사랑의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에 대해 철학자의 말을 인용해가며 현상을 설명해주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전개방식은 너무도 신선했고, 모든 내용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랑을 해봤길래 작가는 이러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었던걸까...
"나는 그녀에게서 내가 평생 서툴게 찾아다녔던 바로 그 여자를 발견했다. 그녀의 웃음과 눈매, 유머 감각과 책을 고르는 취향, 불안과 지성이 내 이상에 기적적으로 들어맞았다."
그 중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인 내용은 '마르크스 주의'에 관한 내용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주변에 이런 현상을 보이는 지인들의 연애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기에 매우 관심이 갔던 이야기이다. 이런 성향은 아니기때문에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도대체 이건 어떤 심리인가 많은 의구심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명료하게 설명해주는 것 같아 구석탱이 응어리진 부분이 풀리는 것 같았다.
책에서 말하는 '마르크스 주의'란, 미국의 희극인 그루초 마르크스가 자신과 같은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들여줄 클럽에는 가입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한데서 유래된 내용으로, 자신이 소망하던 것이 실현되자마자 그 소망을 잃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명료하게 표현해놓은 문장을 인용해보았다.
"마르크스 주의자들은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에 빠져서 자신의 사랑이 보답받기를 갈망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꿈이 공상의 영역에 남아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나 자신을 더 낫게 생각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이 마르크스 주의자를 우습게 생각할 때에만 마르크스 주의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해서 최대로 존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이별 후 주인공이 친구와 바람난 전 여자친구에게 쿨한척 행동하는 것도, 그리고 '클로이'의 애매한 태도도 너무 싫었는데, 이별에 대한 괴로움에 자살까지 생각하다니... 책을 보다가 너무 답답해서 다시 덮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경우들은 이해는 할 수 있었지만, 결말은 정말 좀... 아니었던 것 같다. 나중에 나이를 더 먹고 더욱더 진정한 사랑을 하고 나면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 EPILOGUE
처음 읽어보는 '사랑에 대한 교과서'같은 책이었다. 사실 책의 내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뻔하고 지루한 이론을 적어내려간 것일거라 생각해서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주변에 추천해주고 싶을만큼 감명깊었던 책이었다. 학창 시절 필수도서로 꽂혀 있었던 책들 중 하나였던 것 같은데, 그 당시에 읽었다면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을까... 나이가 들어서 다시 읽었을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